미생물 음식물처리기는 우리 주방의 혁신적인 파트너이지만,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는 ‘마법의 항아리’는 아닙니다. 많은 사용자가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모두 미생물이 처리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것입니다. 미생물은 살아있는 유기체이며, 특정 성분이나 물리적인 강도에 따라 사멸하거나 기계 고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생물의 건강 상태는 곧 처리 성능과 직결됩니다. 잘못된 투입물 하나가 수개월간 공들여 배양한 미생물을 단 하룻밤 만에 몰살시키거나 악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동물이 먹을 수 없는 것’은 미생물도 처리할 수 없습니다. 이 단순한 원칙만 지켜도 기기 고장과 악취의 90% 이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1. 기계적 고장을 일으키는 딱딱한 ‘물리적 금지’ 품목
소, 돼지, 닭의 뼈는 물론 생선의 굵은 가시도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대표적인 품목입니다. 특히 조개, 소라, 전복, 굴과 같은 패류의 껍질과 게, 가재 같은 갑각류의 단단한 껍질은 절대 넣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미생물이 분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기 내부의 교반 날개 사이에 끼어 모터 과부하를 일으키거나 내부 코팅을 손상시키는 주범이 됩니다.
닭 뼈와 같은 날카로운 조각은 교반조 내부를 긁어 소음의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여 배출해야 합니다.
복숭아, 살구, 감, 망고, 자두 등 핵과류의 크고 단단한 씨앗은 미생물에게는 바위와 같습니다. 수개월이 지나도 전혀 분해되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회전하는 교반 날개에 충격을 주어 기기 수명을 단축시킵니다. 또한 수박 씨나 포도 씨처럼 작은 씨앗들도 대량으로 투입될 경우 하단에 침전되어 기기 작동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2. 미생물을 사멸시키는 ‘화학적/생물학적 금지’ 품목
한국 음식의 특징인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류와 소금에 절여진 김치 등은 미생물에게 매우 치명적입니다. 과도한 염분은 미생물의 세포막을 파괴하여 삼투압 현상으로 미생물을 사멸시킵니다. 만약 염분이 많은 음식을 처리해야 한다면 반드시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구어 염분기를 제거한 뒤 투입해야 합니다. 찌개 국물 역시 마찬가지로 국물은 하수구에 버리고 건더기만 헹궈서 넣어야 합니다.
염분은 미생물을 죽일 뿐만 아니라 부산물에서 지독한 악취를 유발하는 주원인이 되므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삼겹살 기름, 식용유, 다량의 마요네즈나 버터 등은 미생물의 표면을 코팅해 버립니다. 이렇게 기름 막이 형성되면 미생물은 산소 공급이 차단되어 질식하게 되고, 분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또한 기름은 미생물 제제를 질척하게 만들어 떡처럼 뭉치게 하며, 이는 교반 날개에 큰 부하를 주고 부패취를 발생시킵니다.
기름기가 많은 고기 비계나 기름진 음식은 키친타월로 최대한 기름기를 제거한 후 소량씩 나누어 투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분해가 불가능한 ‘섬유질 및 이물질’
양파 껍질, 마늘 껍질, 옥수수 껍질, 파 뿌리, 고춧대, 미나리 뿌리 등은 식물성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질긴 섬유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는 데는 매우 긴 시간이 걸리며, 분해되지 못한 채 교반 날개에 실타래처럼 엉겨 붙어 모터 고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한약재 찌꺼기나 차 거름망에 남은 찻잎 대량 투입도 피해야 합니다.
질긴 채소류는 최대한 잘게 가위로 잘라서 투입하거나, 가급적 일반 쓰레기로 분류 배출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배달 음식 봉투에 딸려 들어오는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비닐 조각, 빨대, 일회용 숟가락 등이 실수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과일의 스티커, 티백의 종이 탭과 실 등도 미생물이 처리할 수 없는 이물질입니다. 특히 담배꽁초나 약품(알약 등)은 미생물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므로 절대 금지입니다.
마치며
미생물 음식물처리기는 ‘반려 미생물’을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먹지 못하는 딱딱한 뼈, 독성이 있는 약품, 너무 짠 장류는 미생물에게도 독이 됩니다. 오늘 정리해 드린 금지 품목들을 하나하나 체크하여 투입 전 3초만 고민해 보세요. 올바른 투입 습관이 여러분의 기기를 10년 넘게 건강하게 유지해 줄 비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