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네온사인과 끊이지 않는 인파, 도쿄의 밤은 여행객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냅니다. 특히 신주쿠의 가부키초나 롯폰기의 거리는 일본 특유의 밤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불빛 뒤에는 외국인 여행객을 노리는 교묘한 함정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즐거워야 할 여행이 한순간의 방심으로 금전적 손실과 정신적 충격으로 얼룩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쿄 유흥가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당신에게 먼저 말을 거는 친절한 ‘삐끼(호객꾼)’들입니다.
당장 오늘 밤 도쿄의 밤거리를 나설 계획이라면, 아래의 주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하여 범죄의 표적이 되는 일을 방지하세요.
1. 삐끼(호객꾼)와의 접촉이 가장 위험
가부키초나 롯폰기 거리를 걷다 보면 한국어나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다가오는 호객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싸고 좋은 술집이 있다”, “무제한 술 마시기가 2,000엔이다”, “예쁜 여종업원이 많다”며 집요하게 유혹합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가게는 길거리에서 호객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안내하는 곳은 백이면 백 ‘봇타쿠리(바가지)’ 업소입니다. 일단 가게에 발을 들이는 순간, 입구에서 들었던 가격은 사라지고 상상도 못 할 금액의 청구서를 받게 됩니다.
최근에는 흑인 호객꾼들이나 젊은 일본인들이 “술 한 잔만 같이 하자”며 친근하게 다가와 어두운 골목의 바로 유인하는 수법이 유행하고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길거리에서 말을 거는 모든 호객꾼은 잠재적인 범죄 조력자라고 생각하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롯폰기 지역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술에 약물을 타는 행위인 ‘드링크 스파이킹’입니다. 호객꾼을 따라 들어간 바에서 제공하는 첫 잔을 마신 뒤 바로 정신을 잃거나 기억이 끊기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사이 범인들은 피해자의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결제해 버립니다. 일본 경찰에 신고해도 본인이 직접 서명한 카드 영수증이 증거로 남겨져 있어 환불이나 처벌이 매우 어렵습니다.
2. 바가지(봇타쿠리) 수법
일본의 술집에는 ‘오토오시(자릿세 겸 안주)’ 문화가 있지만, 바가지 업소는 이를 악용합니다. 1인당 자릿세를 수만 엔씩 책정하거나, 메뉴판 구석에 아주 작은 글씨로 ‘봉사료 50%’, ‘주말 할증 30%’, ‘얼음값 별도’ 등을 적어놓습니다. 맥주 한두 잔을 마셨을 뿐인데 계산서에는 수십만 원이 적혀 있는 식입니다. 항의를 하면 건장한 체격의 남성들이 나타나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결제를 강요합니다. 이들은 경찰이 오더라도 “메뉴판에 명시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며 법망을 피해 나갑니다.
가게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메뉴판 전체를 확인하고, 추가 요금 체계에 대해 명확히 물어봐야 합니다. 대답을 회피한다면 즉시 나와야 합니다.
최근에는 길거리 호객뿐만 아니라 틴더(Tinder) 같은 데이팅 어플을 이용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매력적인 프로필의 여성이 먼저 연락해 와서 “자기가 아는 좋은 바가 있는데 거기서 만나자”고 제안합니다. 약속 장소에 나가면 여성은 비싼 술을 마구 주문하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라집니다. 남겨진 남성은 여성이 주문한 수백만 원어치의 술값을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됩니다. 이는 전형적인 ‘사쿠라(바람잡이)’ 수법입니다.
3. 안전하게 즐기는 법
모르는 사람의 추천을 믿기보다 구글 지도(Google Maps)의 리뷰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리뷰 중 “바가지를 당했다(Rip off)”, “무서운 곳이다”라는 평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절대 방문해서는 안 됩니다. 가급적 대로변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이자카야나, 호텔 컨시어지가 추천하는 신뢰할 수 있는 업소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또한 혼자서 늦은 밤 유흥가를 배회하는 것은 범죄의 타깃이 되기 가장 좋은 조건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만약 부당한 청구를 받고 위협당하고 있다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즉시 일본 경찰 번호인 110번으로 전화하거나 주변의 ‘코반(파출소)’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경찰의 개입만으로도 상황이 진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영사콜센터(+82-2-3210-0404)를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결제를 이미 해버린 경우라면 카드사에 연락해 부정 결제 신고를 하고 영수증을 반드시 챙겨두어야 추후 대응이 가능합니다.
가장 완벽한 해결책은 애초에 의심스러운 곳에 발을 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당신의 직감을 믿고 무리한 유혹은 단칼에 거절하세요.
마치며
도쿄의 밤은 안전 수칙만 잘 지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겁고 매혹적인 공간입니다. 호객꾼의 화려한 말솜씨 뒤에 숨겨진 칼날을 늘 경계하고, 나 자신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 기제를 작동시켜야 합니다.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맑은 정신으로 여행의 순간순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준비된 여행자에게 사고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안전하고 행복한 도쿄 여행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